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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제휴 이야기

내 커리어의 가장 큰 키워드는 두가지이다.  하나는 테크이고 다른 하나는 사업제휴이다.  블로그 독자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나는 현재 구글 본사 신규사업제휴팀에서 신사업의 전략적 제휴 일을 하고 있다.  MBA를 하기 전에는 삼성전자에서 휴대폰 해외영업일을 했는데 휴대폰 해외영업은 주로 사업자와 거래선을 상대하는 일이라서 사업제휴의 성격이 강한 업무였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이쪽 분야에서 일하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점들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항상 그렇게 개인적인 한정된 경험과 편협한 시각을 바탕으로 쓰는 것임을 유념해주길 바란다.  
 
 
Business Development란?
우선 사업제휴가 무엇인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하면... 사업제휴, 전략적 제휴, business development (biz dev, BD) 등으로 불리는 이 직무는 간단하게 다른 회사와 파트너쉽을 맺는 일이다.  회사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제한되어 있고 다른 회사와 힘을 합칠때 더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오고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SK 텔레콤에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한다고 하면 이는 삼성-SKT-구글의 전략적인 협력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고 그 안에는 매우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여기서 서로 win-win할 수 있는 일을 만들고 구체적으로 누가 뭘 어떻게 하고 나누어 가질지를 추진하는게 사업제휴이다.  그래서 협상(negotiation)은 사업제휴를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고 다른 회사를 상대로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 역할을 해야한다.  회사간의 파트너쉽은 그 크기, 종류, 기간등이 매우 다양한데 내가 신규사업일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계속 새로운 일을 맡게보니 다양한 종류의 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올인하고 있는 구글 TV는 제조사, 사업자, 컨텐트사 등의 파트너들과 협력할 일이 있기 때문에 다이나믹한 경험하고 있다.  위 사진은 예전에 오픈소셜 일을 할때 싸이월드와 오랜 협의 끝에 제휴를 맺고 언론 발표할때 찍은 사진이다.  
 
 
주고 받기
파트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같이 win-win하는 것이다.  하나가 이기고 하나가 진다면 이건 전략적 제휴가 아니다.  하지만 회사들의 이해관계는 상충되기 마련이고 항상 win-win하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두회사가 협력할때는 서로 현명하게 주고 받아 같이 나오는 결과를 극대화하는게 핵심이다.  아주 단순화시켜 예를 들어 A사와 B사가 제휴를 하는데 2가지 건으로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하자.  첫번째 건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결정지었을 때 A사가 얻는 이익은 8이고 B사가 얻는 이익은 5이며, 두번째 건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결정지었을때 A사가 얻는 이익은 4 B사가 없는 이익은 7이라고 하자.  양사가 2건에서 모두 이기려고만 한다면 이 파트너쉽은 무산될 것이고 서로 주고 받아 첫번째 건은 A사가 두번째 건은 B사가 가져간다면 두회사는 합쳐서 15의 이익을 내는 전략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는 자신의 협상파워를 생각하면 먼저 나는 X를 얻는 것보다 Y를 얻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 쉽지 않는 경우가 있고 또한 뭐가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서로 주고 받을 것이 명확해서 간단하게 끝나는 딜도 있지만 여러가지 건을 가지고 오랜 기간동안 밀고 당기야하는 딜은 양사가 만족할 결과로 마무리하는 과정은 길고 복잡하고 그렇기에 제휴를 담당하는 사람의 역활과 판단이 중요하다.  
 
 
내부 조율
성공적으로 사업제휴를 이끌기 위해서는 우선 내부적으로 조율이 잘 되어야하고 이건 제휴를 담당하는 사람의 매우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이다.  협상의 과정은 끝임없는 의사결정의 과정이라서 의사결정이 되지 않을때 협상은 늘어진다.  위의 단순화시킨 예로 돌아가보면 A사의 제휴 담당자가 첫번째건을 가져오는 대신 두번째건은 양보하는 것으로 협상을 끝냈다고 해도 이를 A사 내부적으로 동의해야 하고 A사의 개발 담당자는 두번째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협상 전/후에 내부적으로 협의와 조율을 해서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면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이끄는게 중요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파트너들과 이야기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내부적으로 관련된 부서와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협의를 하고 모두가 (혹은 대부분) 만족할 수 있는 결정을 이끌고 그 결정을 모두가 이해하게 조율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신사업일을 하다보면 제품을 쥐고있는 개발팀 및 PM(product manager)들과 매우 가깝게 일하면서 같이 움직인다.  
 
 
아는게 힘
또한 다른 회사를 만나 파트너쉽을 진행하는 사람은 당연히 다루는 제품/서비스에 대해서 잘 알고 그 인더스트리에서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도 깨어있어야 한다.  이게 안되어 있는 경우에는 한 회사를 대표해서 나온 사람으로 그 회사를 한심해 보이게 만들 수도 있는 일이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해서 제품이나 인더스트리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파트너와 미팅할때 괴로운 경우가 있다.  중요한 파트너 미팅은 PM이나 개발자와 함께 가지만 항상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파트너사의 임원들과 마주 앉아서 제품에 대한 협의를 하고 인더스트리에서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많아서 깊게 알고 있는게 중요하다.  엔지니어링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고 제품이 사용자, 파트너, 또는 인더스트리에 주는 가치에 대해서 한바탕 늘어놓을 수 있을 수 있어야 한다.    
 
 
문화 차이
식상한 표현이긴 하지만 글로벌 시대에는 다른 나라 회사들끼리 제휴를 맺는 일이 너무나 많다.  그러다보면 비즈니스 모델이나 이해 관계를 넘어선 문화적인 요소가 두 회사간의 관계에 영향을 주고 이를 잘 조율하는 것은 성공적인 협력에 중요한 요소이다.  예전에 삼성에 있을 때는 한국기업을 대표해서 이스라엘 회사들과 일을 했었고 지금 구글에서는 반대로 미국기업을 대표해서 한국 회사들과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 한국 대기업들과 일하면서 느끼는 문화차이에 대해서는 작년에 Google에서 한국 대기업들과 일하며 느낀 문화 차이라는 글에서 자세히 이야기를 했으니 이 글을 참조하면 좋을 것이다.  서로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두가지인 것 같다.  우선 문화적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쓸데없는 비효율을 막아준다.  시간 낭비없이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할때 문화적인 차이나 오해로 불필요한 지연이 생기기도 한다.  간단한 예를 들면 직급을 중요시하는 문화와 직무를 중요시하는 문화가 만났을때 누가 누구랑 만나서 이야기하냐로 한바탕하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의 상황과 움직이는 방식을 이해한다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는 일이다.  두번째로는 뭐든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질 때 일도 잘되고 결과도 좋기 마련이다.  서로 문화를 존중해줄때 의도하지 않게 서로를 불쾌하게 하지 않고 오히려 이국 문화를 따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게 된다.  일본회사와 만날 때 의식과도 가까운 그들의 명함 교환을 따르고 한국 대기업 임원들과 미팅을 할때 회의실에 앉는 위치를 신경써주는 것 같은 단순한 일에서 시작된다.  
 
 
결국은 사람
근데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편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과 큰 딜의 경우는 오랫동안 같이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일은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참 중요하다.  물론 공과사는 구분해야 하지만 또한 결국 다들 몸담고 있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일이 잘 될때는 함께 축하하고 일이 안될때도 서로 이해하면서 장기적인 관계를 생각하는게 좋다.  작년부터 이제만 눈빛만 봐도 안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가깝게 일하는 모기업 디렉터가 계시는데 유쾌하고 믿을 수 있는 개인적인 관계가 쌓일 때 일이 즐겁고 또 일도 잘 풀린다.  이분은 종종 같이 일하는 파트너사의 담당자가 잘되고 승진할때 자신도 잘되는거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좋은 사업 제휴 관계를 정의하는 참 좋은 말인 것 같다.  한국 회사와는 술자리라는 좋은! 자리가 있기 때문에 좋은 개인적인 관계를 쌓을 기회가 있는데 (그래서 한국 출장가면 술이 는다) 미국에서는 파트너와 이런 자리를 가지는 것이 드물어서 끈끈한 관계가 잘 만들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또 조금 다른 이야기일수는 있지만 이메일, 전화, 비디오 컨퍼런스 등 협의할 수 있는 편한 방법이 많지만 직접 얼굴을 보고 앉아서 미팅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고  이런 자리를 잘 활용하는 것도 성공적인 사업 제휴의 한 요소이다.  


* 사진과 내용 전체를 복사해서 글을 퍼가지 말아주십시오. 제 글로 링크를 거는 형식으로 퍼가는 것은 대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