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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 TV 이야기

2014년 1월 업데이트: 이 글을 쓴 이후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2013년 10월에 쓴 "스마트 TV: 뭐가 문제고 뭐가 중요하고 뭐가 다음일까에 대한 이야기”를 참고하세요. 


우선 좋은 소식을 하나 전하면 승진을 했다. (저는 구글 본사에서 신규사업제휴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주는 승진 + 그동안 진행해오던 구글 TV 발표 + 시간을 많이 쓴 한 파트너와의 계약 하나를 끝냄 + 개인적으로는 한 유망한 스타트업의 자문자리를 맡게된 일까지 참 보람찬 한주를 보내고 있다. 
 
 
오늘 Google I/O에서 기다리던 Google TV가 발표되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먼저 하면 나는 작년부터 Google TV 프로젝트의 사업 제휴일을 담당해왔고 작년 하반기부터는 이 프로젝트에 올인을 하면서 보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럴 예정이다.  그동안 구글에서 신규사업일을 하면서 오픈소셜, 크롬 등 좋은 프로젝트를 많이 맡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CE 회사에서 일한 배경에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프로젝트는 없는 것 같다.  
 

 

극비로 진행된 프로젝트이기에 그동안 이야기를 못 하고 있었던 Google TV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 블로그에서 조금 풀어보려고 한다.  물론 외부에 공개된 정보만을 다룰 것이며 이 블로그는 내 개인 블로그이지 구글의 공식 의견은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동안 잘못된 추측성 기사에 답답할때가 많았는데 이 블로그로 Google TV가 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또한 오늘 발표된 내용 이상의 정보는 이야기할 수 없으니 "XX회사와는 어떻게 되고 있나?"등과 같은 질문은 답할 수 없음을 미리 밝힌다.  
 
 
What are we doing?
우선 구글이 뭘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배경부터 이야기해보자.  지난 10년간 웹에서 엄청나게 많은 컨텐트가 생겨났지만 그러는 사이에 TV 환경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무한한 웹 컨텐트를 TV로 가져오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 경우가 대부분이고 TV 혹은 웹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3-4년전의 모바일도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아이폰을 시작으로 웹을 모바일로 완전히 가져오고 열린 앱 환경을 만들면서 모바일 시장을 완전히 바꾸었다.  TV에서도 이와 같이 제한된 웹이 아닌 풀웹(full wbe)을 TV로 가져오고, 여기에 TV를 위한 앱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 Google TV이다.  그래서 TV 채널에 추가로 인터넷TV라는 이름으로 올려놓은 10개의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하루 아침에 웹에 있는 거의 무한한 컨텐트와 서비스를 TV로 가져오는 것이다.  
 
 
How are we doing it?
구글이 만드는 것은 TV를 위한 OS이자 TV를 위한 오픈 플랫폼이다.  기반은 앤드로이드 OS를 TV 경험에 적합하게 개발했고  그위에 크롬 브라우저를 올려서 2개 플랫폼의 장점을 다 활용한다.  앱은 향후에 앤드로이드 마켓이 올라와서 이미 모바일에서 구축된 앤드로이드 앱들을 활용할 수 있고 이는 애플의 아이폰 - 아이패드 진화와도 유사한 전략이다. 
 
이 Google TV는 TV 자체에 혹은 bluray player나 set-top box처럼 TV에 연결되는 기기에 OS로 들어가서 TV와 이를 둘러싼 경험을 운영하게 된다.  이번에 공개한 첫 파트너들은 인텔칩을 기반으로 TV와 bluray player를 출시할 소니와 셋탑박스를 출시할 로지텍이다.  모바일에서도 그랬듯 구글은 앞으로 더 많은 파트너들과 제휴를 할 것이지만 아직 대외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  추가로 이번에 미국의 위성 방송인 Dish Network와의 제휴도 공개하긴 했지만 Google TV는 지상파, 위성, 케이블등 사업자에 관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또한 Best Buy와의 유통 파트너쉽도 오늘 발표했다.  
(참고로 지난달에 스웨덴의 한 TV 제조사가 구글 TV를 출시한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이 회사는 Google TV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  
 
 
How does it work?
Google TV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려면 우선 위의 간단한 소개 동영상을 먼저 보면 좋을 것 같다.  주요 기능을 글로 설명해보겠다.  우선 기존의 TV 경험을 바꾸는 것은 전혀 없고 기존대로 채널을 돌려가며 TV를 볼 수 있다.  Google TV의 시작은 TV화면 위에 올라오는 웹브라우저에서 보는 창과 같은 검색창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은 TV 리모컨 사용법보다 웹브라우저 사용법을 더 잘 알고 있기에 이미 익숙한 브라우저 사용을 TV로 가져오는 것이다.  즉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이 창에 입력하면 된다.  CNN을 보고 싶다면 CNN을 치면 되고 ESPN을 보고 싶은 ESPN을 치면 된다.  인터넷 사이트도 동일해서 구글로 가려면 google.com을 치면 되고 내 블로그를 읽고 싶으면 mickeykim.com을 치면 된다.  중요한 것은 TV 채널과 인터넷 사이트간의 이동이 그냥 TV 채널을 바꾸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서 TV에서 NBC방송을 보다가 New York Times 웹사이트로 가서 신문을 보고 back 버튼을 누르면 다시 NBC 채널로 간다.   
 
웹에는 너무나 많은 온라인 비디오들이 있기에 TV에서 편하게 Youtube나 Hulu 등에 있는 비디오를 보면 되고 Flash가 지원되어 되어 매우 깔끔하게 돌아간다.  Vevo같은 사이트에서 나만의 뮤직비디오 채널을 만들 수 있고 온라인 게임 사이트로 가서 TV를 게임기로 바꾸었다가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로 가서 TV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할 수도 있다.  이렇게 이제 수많은 웹 컨텐트들은 내 TV 채널의 일부가 되고 더이상 온라인 컨텐트와 TV 컨텐트를 구분할 필요가 없고 갑자기 TV에서 볼 수 있는 채널이 무한해지는 것이다.  
 
 
Powerful Search
그럼 이렇게 TV에서 볼 수 있는 채널이 무한해지면 기존의 채널가이드는 큰 소용이 없게 되고 여기서 검색이 힘을 발휘한다.  유저는 컨텐트가 TV에 있는지 웹이 있는지 구분할 필요가 없어야하고 그 시작은 검색이다.  Google TV의 검색창에 단순히 채널이나 웹사이트를 넘어서 보고 싶은 컨텐트를 바로 입력하면 찾아주는 것이 Google TV의 큰 장점이다.  예를 들어 드라마 24가 보고 싶다면 "24"을 치면 알아서 현재 24을 방영하고 있는 채널, 웹에 있는 동영상, DVR에 저장되어 있는 내용 등 다양한 곳에서 오는 결과가 한번에 보여지고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즉 유저는 이게 어디서 오는 컨텐트인지 신경쓰지 않고 내가 원하면 컨텐트를 내가 원할때 볼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 오바마가 State of the Union 스피치를 했다고 하자.  집에 돌아와 아직 못 본 그의 스피치를 찾아보고 싶다면 재방송을 해줄 것 같은 TV 채널을 돌려본다던가 노트북을 열어 동영상을 찾는 대신 TV를 켜고 그냥 "Obama State of the Union"을 치고 그게 TV 채널이든 웹이든 오바마의 연설을 TV에서 바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작은 창을 별도로 띄울 수도 있어서 예를 들어 축구 경기를 보다가 어떤 선수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싶다던가 뉴스를 보다가 사람들이 트위터에서는 그 뉴스에 대해서 뭐라고 하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TV를 계속 보면서 별도 창에 인터넷 사이트를 띄워 사용할 수도 있다.  
 
 
Applications
TV와 웹이 중심에 있지만 앱도 플랫폼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앤드로이드 플랫폼을 사용하니 안드로이드 마켓을 Google TV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개발자들은 기존 앤드로이드 앱을 TV 경험에 맞게 바꿀 것이고 또 TV 경험을 위한 새로운 앱들도 개발할 것이다.  또한 각 웹사이트들은 TV에서 자신들의 사이트가 보여질때는 TV에 가장 적합하게 디자인으로 보여지게 할 것이다.  그래서 풀웹에 좋은 앱들이 더해지면 Google TV는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Google TV 검색창의 검색 결과에는 앱과 앱 안에 있는 내용까지 포함될 것이라는 점도 언급하고 싶다.  예를 들어 "chess"라고 치면 결과에 체스앱도 보여지고, 드라마 24를 보여주는 앱이 있다면 "24"를 검색했을 때 이 앱도 다른 결과들과 함께 나온다.  앞서 말했듯 플랫폼의 검색은 파워풀하다. 
* 위 사진은 Google TV의 북마크를 보여주는 화면으로 TV 채널, 웹사이트, 앱을 모두 북마크할 수 있다. 
 
 
Input Devices
이렇게 새로운 TV 플랫폼에서는 입력장치의 혁신도 반드시 필요하다.  기존의 숫자판 리모컨은 충분하지 않고 이제 TV에서도 웹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자판이 필요하다.  하지만 책상에서 쓰는 자판이 거실에 어울리지는 않기에 앞으로 거실에서 TV를 제어할 새로운 모습의 크고 작은 입력장치들이 생겨날 것이고 이를 지켜보고 비교해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다.  또한 모바일 앱으로도 Google TV를 제어할 수 있게 되어 휴대폰이 TV의 입력장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Paradigm Shift
이 사진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내 사무실 칠판에 써놓은 것이다.  한 인더스트리의 모습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PC-모바일에 이어 TV 인더스트리에서도 Smart TV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고 앞으로 몇년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구글 뿐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TV 플랫폼에 뛰어들고 있고 또 다른 OS 전쟁이 한판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서있는 것 같은 기분은 일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고 앞으로 펼쳐질 일들에 벌써부터 흥분된다.  오늘의 닫히고 분산된 TV 생태계에 사용자가 원하는 컨텐트를 맘껏 소비하고 컨텐트 제공자들은 자신들의 컨텐트에 더 멋진 경험을 더하고 개발자들은 TV를 위한 앱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오픈된 TV 생태계가 구축되길 바란다.   
* 사진과 내용 전체를 복사해서 글을 퍼가지 말아주십시오. 제 글로 링크를 거는 형식으로 퍼가는 것은 대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