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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us One 이야기

그간 일명 구글폰이라고 불린 Nexus One에 대한 무성한 leak와 소문에 (특히 Twitter에서) 질문도 많이 받았고 하고 싶은 말도 많았지만 회사 규정상 공식 발표되기 전까지는 대외적으로 아무 이야기를 못 하고 있었다.  조금전 드디어 Nexus One이 발표되었으니 이제 이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참고로 이 글을 읽으실 분들은 Nexus One이나 Android 대한 기본적인 것들은 알고 있다는 전제로 쓴다. 
 
* 저는 구글 본사에서 신규사업제휴 일을 하고 있으며 물론 이 제품을 미리 듣고 접하긴 했지만 이 프로젝트에 직접 개입되지 않았습니다.  아래 내용은 관련 팀에게 들은 (공개 가능한) 내용과 제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쓰는 글이며 구글의 공식 입장이나 의견이 아님을 분명히 합니다. 
 
 
New Way to Buy a Mobile Phone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구글이 정확히 뭘 하는 것이냐는 것이다.  구글이 hardware 사업에 뛰어든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구글은 software 회사이고 hardware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Android라는 것은 open platform이라 누구나 이 OS를 넣은 제품을 만들 수 있지만 시장에는 Google experience가 강하게 들어간 Android폰들이 있다.  첫  Android 모델인 HTC의 G1이나 최근에 나온 Motorola의 Droid가 대표적인 예이고 당연히 구글이 제조사들과 함께 일해서 내놓은 제품들이다.  Nexus One은 HTC와 가깝게 일하서 나온 제품이고 hardware branding까지 Google experience가 강하게 들어간 제품이라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사업자는 우선 unlocked phone이기에 사업자 계약 없이 살 수 있고 (물론 그럼 사업자 보조금이 없어 가격이 비쌈) 현재는 T-Mobile과의 계약으로 살 수도 있으며 곧 Verizon과 Vodafone이 추가된다.  
 
정말 중요한 것은 넥서스 원이라는 모델이나 구글이 뭘 만드냐가 아닌 휴대폰을 사는 새로운 방법이다.  www.google.com/phone에서 사용자들이 직접 간단하게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게 하고, 사용자들은 사업자와 계약 없이 unlocked된 폰을 살 수도 있고 사업자와 계약으로 살 수도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래서 결국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구매하는 더 새롭고 간단한 채널을 제공해서 모바일 생태계를 진보시킨다는 것이다.  Nexus One이란 모델은 그 시작이고 앞으로 다른 Android 제조사 파트너들 + 여러 통신사업자 파트너들과 함께 이렇게 구매할 수 있는 Google-branded device들이 더 나올 예정이다.  그런 과정에서 사람들이 휴대폰을 구매하는 방법을 바꾸고 모바일 업계에 또다른 innovation과 evolution을 가져오길 바란다.  
 
 
Migration to Android
그럼 지난달부터 Nexus One을 사용해온 이야기해보자.  1년전 Android가 출시된 후로 G1과 G2를 모두 가지고 있었지만 계속 iPhone을 고집했던 이유는 그만큼 iPhone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Nexus One을 하루 써보고는 큰 고민없이 그간 너무나 잘 써왔던 iPhone에서 Android로 옮겨왔다.  Ironic 하지만 마치 예전에 Windows에서 Mac으로 옮길때와 유사한 경험/기분이다.  
 
 
Hardware
모바일폰의 생명은 software와 platform라고 생각하고 hardware spec은 쉽게 모방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휴대폰 이야기할때 hardware에 집중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Nexus One hardware에서 마음에 드는 점은 일단은 얇다는 것인데 아마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smartphone 중에서는 가장 얇지 않을까 싶다.  또한 화면이 크고 해상도가 높아서 (3.7" 480x800 OLED.  iPhone과 옆에 놓고 보면 차이가 큼) 시원시원하고, Qualcomm의 Snapdragon processor를 써서 무척 빠르다.  또 휴대폰 카메라에 flash가 있는게 유용하단 생각을 못했는데 Android 폰에서는 Google Goggles로 사진을 찍어 검색을 할 수 있어서 예를 들어 어두운 식당에서 와인 라벨을 찍어 그 와인 정보를 찾을 때 유용하다.  
 
 
Software
Software 이야기를 해보면 Android는 2.0 버전을 넘기면서부터 확실히 좋아졌다.  얼마전에 나온 Motorola의 Droid가 2.0이고 Nexus One은 2.1이다.  Android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점들을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Android와 iPhone이 항상 비교 대상이 될 필요는 없고 두 폰에 공존하면서 mobile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지난 1년반동안 쓴 폰이 iPhone이기에 어쩔 수 없이 iPhone과 많이 비교하게 된다는 점을 참조바란다. 
 
1. Android는 검색이 폰 전체에 녹아들어가 있다는 점이 좋다.  Main 화면에 있는 검색창부터 시작해서 폰 어디서든 검색 버튼을 누르면 검색이 되는데 이 검색에서는 웹과 지도 검색부터 폰에 있는 연락처와 app까지 동시에 알아서 검색되어 참 편하다.  iPhone이나 Blackberry에서도 비슷한 기능들을 활용할 수 있지만 폰에 있는 정보는 폰 검색창을 써야하고 웹 정보는 Google Application이나 브라우저를 열어서 찾아야하는 번거로운 점이 있다.
 
2. 음성 검색이 좋아서 폰 어디서든 "call Susie"하면 수지한테 전화를 걸고, "navigate to Golden Gate Bridge"라고 하면 금문교로 가는 길을 지도에서 안내해주고, "Business Week"라고 하면 BW 사이트를 찾아준다.  더 나아가 음성 인식이 어디서나 가능해서 자판대신 음성으로 email, tweet 등을 입력할 수가 있다. 
 
3. 이제 Android에 들어간 Google Maps에서는 turn by turn navigation이 지원되는데 이게 추가비용 없이 지원된다는 것은 game changer이다. (이게 발표된 날 TomTom이나 Garmin 같이 네비게이션 만드는 회사들 주식이 폭락함.)  길안내를 넘어서 가는 길에 있는 주유소나 스타벅스 등도 음성으로 쉽게 찾을 수 있어서 편하다. 
 
4. Background notification으로 chat, navigation, twitter 등의 notification을 app을 열어놓지 않고도 받을 수 있어서 더 connected되어 있는 기분인데 이건 multitasking의 지원으로 여러 app을 동시에 돌릴 수 있어 가능한 것이다.  참고로 multitasking은 Blackberry에서는 지원이 되고 iPhone에서는 지원을 안함.  또한 바탕화면에 widget을 띄어놓을 수 있어서 실시간으로 날씨, 뉴스, tweet mentions 등 원하는 정보를 볼 수 있어서 좋다. 
 
5. Google Voice가 완벽하게 integrate된다는 점 역시 마음에 드는 점이다.  혹시 Google Voice를 모르신다면 이 짧은 동영상을 참고.  Voice call과 cloud의 만남은 편한 점이 많고, 모바일 업계에서 다른 부분과는 달리 유독 innovation이 많이 일어나지 않은 voice call쪽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Apple이 iPhone용 Google Voice app을 reject해서 문제가 된 적이 있고 결국 Eric Schmidt가 Apple board에서 사임하는 여러 이유 중에 하나로 알려져있다.   
 
6. iPhone과 Android 중 어떤 UI가 편한지는 의견들이 많지만 내 의견은 이거다.  "뭐든 익숙해진게 편하다."  둘다 사용자를 많이 생각해서 참 잘 만든 UI이고 결국 내가 뭐에 익숙하고 손에 익었냐가 중요한 것 같다.  iPhone UI에 익숙해졌다가 Nexus One으로 옮겨오니 처음에는 불편한게 있었는데 이제 Android에 익숙해지니 iPhone UI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Apple이 특허를 가지고 있는 iPhone의 multi-touch기능이 Android에서 아쉬울 때가 있다.  (* Update on Feb 7, 2010: 이제 Nexus One에서도 multi-touch가 됩니다.)  반면 Nexus One의 live wallpaper는 (즉 움직이고 반응하는 바탕화면) 실용적인 점은 없는 것 같지만 "이거 이쁘다" 효과는 제대로 준다.  
 
 
Cable vs. Cloud
Android OS와 iPhone OS를 크게 놓고 보았을때 느끼는 가장 큰 차이는 Android는 cloud와의 싱크를 활용하고 iPhone은 케이블로 컴퓨터와의 싱크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Android에서는 연락처, 일정, Picasa에 있는 사진등이 기본적으로 구글 계정과 무선으로 싱크되고 이제는 Facebook과도 연락처가 싱크된다.  즉, 모든 정보는 cloud에서 관리하는 cloud computing에 충실한 OS이고 나처럼 구글 환경에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사람에게는 참 편하다.  
 
반면 iPhone은 (물론 MobileMe나 Exchange Active Sync 등으로 cloud와 싱크가 되지만) 기본적으로 케이블을 통해 컴퓨터에 있는 연락처, 일정부터 시작해서 music, podcasts 등 iTunes에 있는 content들과 iPhoto에 있는 사진과도 싱크한다.  다른건 몰라도 iTunes로 모든 미디어 content를 관리하는 나에게 Android에서 iTunes와 싱크가 안되는 제일 아쉬운 점이다. (Apple에서 이걸 허용해줄 일은 절대 없을 것임.)  Apple이 iTunes을 중심을 iPod과 iPhone으로 만든 통제된 ecosystem이 사용자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lock-in 시키는 잘 보여주는 것 같다.  그래서 Android로 옮겨온 후에도 예전 iPhone은 iPod 용도로 계속 쓰고 있다.  
 
 
There's an App for That
마지막으로 application 이야기를 안할 수 없는데 iPhone App Store에 Android Market보다 훨씬 많은 수의 앱이 존재하고 있다. 09년 12월 기준으로 iPhone App Store에는 약 100,000개, Android Market에는 약 20,000개의 앱이 있음.  하지만 app의 절대적인 수량는 5자리를 넘어가면 큰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고 양보다는 올라가 있는 앱의 질이 중요한 것 같다.  이제 왠만한 인기 앱들, 예를 들어 Yelp, Pandora, Facebook, Foursquare, Shazam, Weather Channel 등등은 양쪽에 다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즐겨쓰는 iPhone 앱 중 아직 Android Market에 없어 아쉬운  것들이 있는데 Mint.com, Vanguard,  Zipcar, PGA Tour, 하나N Bank 등이 그 예이다. (Mint.com은 곧 Android 엡도 나온다고 함.)  반면에 iPhone에는 없지만 Android에만 있는 너무 좋은 앱들도 있는데 Google Voice, Google Goggles, 바코드 스켄이 되는Amazon, Ringdroid, Google Sky 등이 그들이다.  이 리스트를 적고 보니 iPhone은 대부분 finance 관련 앱들이고 Android는 구글 서비스 앱들이군.  앞으로 iPhone과 Android가 같이 발전하는 이상 좋은 앱들은 시간 문제이긴 하지만 양쪽에 다 들어갈 것이고 앱 때문에 한 platform을 선택하는 일은 적어지지 않을까싶다.  실제로 일하면서 application 개발하는 회사들을 만날 일이 종종 있는데 많이들 iPhone용과 Android용을 같이 준비 중이라고 하고 여력이 된다면 이게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 
 
 
Let's Sit Back and Enjoy
모바일 업계에서는 2010년도 흥미로울 것이고 Android가 제대로 탄력받는 해가 될 것 같으면서도 4세대 iPhone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앞으로 어떻게 흘려갈지 지켜보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일 것이다. :)
참고로 저 사진은 이번 연말에 가족들과 San Diego 여행 갔다가 Bob Hope을 기념하는 조각의 일부가 되어 찍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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