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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에 나온 기사 - 세계가 채용한 한국인들

주간동아 700호로 "Buy Korean! 세계가 채용한 한국인들"이라는 제목의 cover story에 feature된 20여명 중에 한명으로 잡지에 나왔다.  6월에 미국으로 출장오신 주간동아 기자님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나온 기사인데 지금까지의 내 커리어 path를 정리해주는 기사이기도해서 기분이 좋다.  혹시 이번주에 지나가다 주간동아를 보시면 꼭 한부 사 주세요. :-)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구글 본사. 스무 채도 넘는 나지막한 건물들이 띄엄띄엄 흩어진 모습이 마치 대학 캠퍼스를 연상케했다. 아니나다를까 ‘구글 캠퍼스’라고도 불리는 이곳에서는 애완견과 함께 여유로운 모습으로 사무실로 들어서거나 푹신한 소파가 있는 라운지에서 내 집 안방에서마냥 편안한 자세로 걸터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는 사람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구글’은 미국에서도 ‘신의 직장’으로 꼽힌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올 5월, 설문조사 결과 이 회사가 3년 연속 ‘미국의 비즈니스스쿨 경영학석사(MBA)과정 재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 하는 직장’으로 꼽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UC버클리의 MBA과정을 마치고 2008년 ‘구글’에 입사한 김현유(미키 김 33)씨 역시 유학을 결심할 때부터 ‘구글 입성’을 목표 ‘1순위’로 삼았다. 김 씨는 특히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UC버클리 MBA과정 내 ‘테크 클럽’ 회장을 맡아 활동한 것이 꿈을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각 기업 담당자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이 클럽은 회원 수가 한 학년 학생의 절반인 120여명에 달했다.

“학교가 유명 IT회사들의 본사가 위치한 실리콘밸리와 가깝다 보니 직접 회사 관계자를 초청해 취업 설명회를 듣기도 하고, 특별 강좌를 열기도 합니다. 회사들과 자주 접촉하다보니 각 회사의 정보도 얻고 네트워크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IT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한국인들에게 김 씨가 강조하는 당부 첫 번째는 입사를 원하는 회사는 물론 동종업계 경쟁사와 그 신제품들까지 훤히 꿰는 정보력을 갖추는 것. 그는 “구글의 입사 면접 중에도 ‘우리 회사 제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뭐냐’고 물어 본 뒤 그 제품과 관련해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면 어떤 회사와 어떻게, 왜 맺고 싶냐고 묻는 질문이 많았다”며 “전략적인 판단력 뿐 아니라 업계에 대한 정보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IT업계에는 컴퓨터나 첨단 기기에 푹 빠진 이들을 일컫는 ‘테크노 기크(Techno-Geek)’가 유난히 많다. 김 씨는 “동료들 모두가 휴대전화, 노트북 등 IT관련한 새로운 신제품이 나올 때 마다 곧바로 달려가 구입하고 함께 모여 제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고 전했다. 그 만큼 IT관련 신제품들과 최신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가 많다는 뜻이다.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 약 4년 반 동안 이스라엘 휴대전화 시장을 담당한 그는 MBA과정 재학 중 ‘구글’에서 인턴십을 하고, 곧바로 인터뷰 제의를 받았다. 면접은 신사업개발팀원들과의 1대 1 인터뷰로 치러졌다. 다른 회사로부터 이미 입사 제의를 받은 상태여서 이를 ‘무기’로 인터뷰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약 1달 만에 같은 학교 MBA과정 학생들 가운데 처음으로 입사가 확정됐다.

‘IT트렌드의 첨병’ 격인 한국 출신이라 유리한 점은 없을까. 

“한국 시장의 트렌드 변화 속도가 남다른 만큼 회사 측에서도 한국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얻고 싶어합니다. 한국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프로젝트는 제게 많이 맡기는 편인데 저로서도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구글 직원, ‘구글러’가 된지 1년째. 한국의 회사 생활과 비교해 볼 때 해외 취업의 장단점은 뚜렷하다.

“특히 ‘구글’에서는 국내 기업들에서처럼 예기치 않은 업무가 쏟아지거나 잡일에 시달리는 일이 거의 없어요. 회의나 사적인 모임 약속도 미리 온라인으로 하니 ‘예측 가능한 삶’을 살 수 있지요. 연봉 수준도 높은 편이고요. 대신 동료들과 끈끈한 정을 쌓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가 속한 신사업개발팀은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구상하고 신사업과 관련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부서로 ‘구글’내에서도 핵심 조직으로 통한다. ‘엘리트 집단’에서 일하며 느낀 ‘미국에서 직장인으로 성공하기 위한 노하우’ 중 하나는 ‘겸손하게 자랑(show-off)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

“내가 한 일을 누가 저절로 알아주겠거니 하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미국에서는 자기가 한 일, 아는 것들을 끊임없이 알리고,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살아남습니다.”

마운틴뷰=김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