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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중요한 6가지

구글에 들어온 이후 나는 계속 신사업, 신제품 일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좋은 신제품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생각을 할 기회가 많이 있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그 내용들을 써보려고 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인 생각이지 구글의 공식 입장은 아님을 분명히 한다. 

 

 

1. 가정을 바탕으로 빅벳(big bet)을 하라 

우리가 빅벳이라고 하면 내기를 크게 한다는 의미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의미와 유사하다. 즉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크게 지른다는 뜻이다. 신제품을 만들기 전에는 우선 가정이 있어야 한다.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고 사람들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으니 이런 제품이 필요하다는 가정이다. 2000년대 스마트폰이 처음 개발되는 시기에 많은 회사들이 무선망의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이고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전화와 문자만이 아닌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라는 가정이 있었다. 그리고 스마트폰에 키보드같은 자판이 주요 입력장치가 될 것이라고 가정한 회사도 있었고 자판보다는 스크린을 크게 만들어 손가락을 사용하는게 좋을 것이라는 가정을 한 회사도 있었다. (어떤 가정이 맞았는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 TV 제품들이 겉은 번지르르 하지만 실제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제품인 이유는 사람들이 TV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처럼 사용할 것이라는 가정이 적어도 아직까지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정이 정리되면 그 다음은 그 가정을 현실화할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출시하는 일이 남는다. 당연히 가정보다는 이 실행 단계가 백배는 더 중요하고 성공과 실패는 대부분 실행 단계에서 결정된다. 그래서 가정이 정리되면 빅벳을 한다는 각오와 자신감으로 흔들리지 않고 실행하는게 참 중요한 것 같다. 이런 빅벳이 있을때 세상을 바꾸는 제품이 나온다고 믿는다. 크롬캐스트를 처음 기획할 때 모바일폰이 우리 생활의 중심이고 대부분의 온라인 미디어는 모바일폰을 통해 소비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TV에 뭘 때려박으려 하지 말고 모바일폰에서 보는 미디어를 TV 화면에서 쉽게 보게 만들자는 빅벳을 했고 어려운 실행 과정을 거쳐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있었다. 

 

 

2.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아라

초등학생 시절 학교가 끝나면 어떤 아저씨들이 초등학생들에게 열심히 파는 기기가 있었다. 라디오도 되고 손전등도 되고 무전기 되고 등등 만능 기기였다. 근데 이런 만능 기기를 초등학생들에게 파는 이유가 있다. 말이 만능 기기이지 이런 제품들은 겁나게 허접하기에 아무도 안사기 때문이다. 백가지 기능이 있는 제품은 그만큼 품질이 떨어지고 복잡하다. 반면 몇가지 아주 아주 잘하는 제품이 성공하는 제품이다. 스티브 잡스는 언젠가 좋은 제품은 더 이상 뺄 기능이 없는 제품이라는 말을 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겠다. 콧털을 깎기 위해서 (많은 기능이 있는 칼인) 스위스 아미 나이프에 있는 작은 가위를 사용하는 경우와 콧털만 깎기 위해 만든 콧털 깎기용 제품이 있다면 뭘 선택할까? 스위스 아미 나이프는 콧털 뿐 아니라 열가지 기능이 더 있으니 스위스 아미 나이프로 콧털을 깎겠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가제트 형사가 아니라 터미네이터를 만들어야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3. 제품이 아니라 플랫폼을 만들어라 

요즘 성공하는 제품들의 가장 큰 특징을 뽑으라면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안드로이드나 iOS의 성공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아이가 레고를 가지고 노는 것을 봐도 그렇고 에어비앤비가 개개인의 집을 호텔로 만드는 플랫폼을 만든 것도 그렇고 플랫폼을 만들어 성공한 사례를 너무나 많다.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전세계 IT산업을 이끌고 있는 큰 이유도 플랫폼 게임에서 이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제조업 중심의 아시아 전자회사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고전하고 있는 부분이고 하다. 어떻게 하면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여기서 다루지는 않겠다. (참고로 사진은 70년대 말 잡스와 워즈니악이 애플을 창업한 그 역사적인 차고)

 

*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플랫폼 이야기에 추가하고 싶은 내용 하나: 요즘 IOT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등을 통해 다양한 기기들이 연결되어 생명력 얻는 것이 IT 업계의 큰 화두이다. 이런 연결과 소통을 통해 “connected life”가 가능해지고 있다. 이런 기기들간의 연결의 중심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매일같이 사용하는 모바일폰이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즉 나의 connected life의 플랫폼은 모바일폰이라 다양한 디바이스들은 모바일폰이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이를 mobile first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TV, 시계, 안경, 자동차 등 디바이스들은 모바일폰이라는 플랫폼과 연결되어 더욱 스마트해지고 더욱 유용해지는 것이다. 

 

 

4. 사업보다는 제품을 먼저 만들어라

이 내용은 모든 회사나 산업에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실리콘밸리에서 만들어지는 많은 제품들이 성공하는 이유는 사업을 생각하기 전에 제품을 먼저 생각한다는 점이라고 믿는다. 즉, 어떻게 돈을 벌지를 생각하기 전에 좋은 제품과 사용자를 먼저 생각한다는 점이다. 구글 검색, 페이스북, 테슬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모두 수익 모델 보다는 사용자를 먼저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어버린 좋은 제품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이는 좋은 음악과도 유사한 것 같다. 시대가 지나도 사랑받는 노래들은 상업성을 생각해서 만든 노래가 아니라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나온 노래이고 그런 음악에 오랫동안 사랑받는다고 생각한다. 사업을 너무 강조해서 제품이 사용자를 생각하지 못하는 방향을 흘러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신제품을 개발할 때 경영진에서 챙겨주어야할 부분이다.

 

 

5. 성공 지표를 정의해놓아라

제품이라는게 한번 출시하면 끝이 아니다. 특히 테크 제품의 경우는 한번 나온 제품은 계속 업그레이드가 된다. 그럼 어떤 기능이나 서비스를 추가해나가야 할지는 오랫동안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중요한 내용이다. 이럴때 성공 지표가 확실하게 있으면 도움이 된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 A라는 새로운 기기를 출시했다고 하자. 그리고 기기의 사용시간을 가장 중요한 성공 지표로 잡았다고 하자. 그럼 출시 이후 사용시간 분석을 통해서 사용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떤 기능을 다음 업데이트에 추가하는게 좋을지 결정할 수 있다. 즉 열가지 중 일단 한가지를 먼저 집중한다면 뭘 할지의 답을 찾기 좋아진다는 의미이다. 제품 개발에는 항상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성공 지표는 기준점을 제공해준다. 

 

 

6. 오늘이 아닌 내일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라

신제품을 통해서 사용자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고 어떤 편리함을 주려고 하는지는 신제품을 시작할 때 물어봐야하는 핵심 질문이다. 근데 이럴때 현재가 아닌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구글 TV 1세대는 입력 장치로 키보드를 선택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키보도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그건 현재였고 미래는 터치스크린으로 가고 있었다. 즉 TV 화면을 스마트하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현재를 생각한 것이다. 크롬캐스트는 모바일 기기의 터치스크린만 사용해서 TV 화면을 스마트하게 만들어주는 미래를 생각한 기획을 했고 사랑받는 제품이 된 이유 중에 하나였다. 

 

 

 

 

* 사진과 내용 전체를 복사해서 글을 퍼가지 말아주십시오. 제 글로 링크를 거는 형식으로 퍼가는 것은 대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