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로그에 새 글을 올리지 않습니다.
새로운 글들은 제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해주세요.
카테고리 없음

술 마시는 문화 차이

내가 하는 일에서 어쩔 수 없이 빠질 수 없는 요소가 술이다. (저는 구글에서 사업제휴일을 하고 있음.) 특히 아시아로 장기 출장을 나와 한국에 머무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동서양 모두 역사적으로도 지금도 술은 사람과의 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블로그에 (또 책에) 일하면서 경험하는 문화 차이에 대해서 종종 쓰는데 이번에는 술 마시는 문화에서 경험하는 차이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1. 한국 

한국의 술문화야 독자분들이 잘 아실테니 자세한 이야기는 필요없겠지만 가장 큰 특징은 모두 한자리에 앉아 같은 속도로 같은 술을 마시는 점이다. "원샷", "거국적으로 한잔 하자",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등으로 잘 대표되는 문화이다. 그러다보니 폭탄주 문화도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것 같고,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다같이 폭탄주 한잔하며 하나되는 기분같은 것은 참 특별(? ^^)하다.

 

또한 술은 반드시 다른 사람이 따라주는 문화가 있어서 자기 술을 혼자 따른다던가 앞사람의 빈잔을 방치하는 경우는 없다. 이는 미국 동료들과 한국 출장을 오면 꼭 미리 이야기해주는 내용이다. 더욱이 자신이 마시던 술잔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행동 역시 한국에서만 보이는 문화이다. 다같이 함께 하며 정을 나누는 한국 문화의 영향이라고 생각하고 아무래도 같은 속도로 술을 마시다보니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 그래도 한국 사람들에게는 가장 편하고 즐거운 분위기일 것이다. 

 

 

2. 미국 

미국의 술문화는 많이 다르다. 우선 미국에서는 개인이 알아서 자기가 마시고 싶은 술을 자기 속도대로 마시는 문화가 강하다. 그래서 저녁 식사 자리를 가면 각자 자신이 마시고 싶은 술을 각자 주문하고 더 마시고 싶으면 알아서 자기 술을 더 시킨다. 단체보다는 개인이 중요한 서양 문화의 영향일 것이고 이런 "단체"와 "개인"의 차이는 동서양의 많은 문화 차이의 근본이다. 

 

이런 술문화는 미국에 살면 자주 접하는 파티에서 잘 보여진다. 보통 파티를 가면 바(bar)가 있고 바에서 원하는 술을 알아서 시켜 마셔야 한다. 파티에 따라 바에서 술이 무료인 경우도 있고 (즉 주최측에서 부담, 이를 보통 오픈바라고 부름.) 본인 부담으로 마셔야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정해진 테이블 없이 돌아다니며 여러 사람들과 다양하게 어울린다. 미국에 처음 오신 한국 분들은 보통 잘 적응하거나 어울리지 못하는 문화이기도 하다. 주량과 취향에 따라 와인 한잔으로 저녁 내내 마실 수도 있고 5분마다 새로운 술을 들이켤 수도 있다. 조직의 규칙이 아니라 개인이 알아서 하는 미국의 문화를 잘 보여준다. 

 

 

3. 중국 

요즘 중국 출장을 종종 가고 그러면서 중국의 술문화도 알아가기 시작하고 있다. 우선 중국을 가면 음식 양에 압도 당한다. 손님이 괴롭게 배부르게 만드는 것이 예의이고 또 손님은 배불리 먹고 음식을 남겨주는게 예의라고 한다. 그래서 중국 출장 중에 파트너들과 함께 먹는 점심과 저녁은 정말 배터지게 먹는다. 술도 비슷해서 손님이 술에 잔득 취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중국 파트너들과 저녁 식사를 가면 보통 70도짜리 바이주(白酒)를 마신다. 70도이다보니 불을 붙이면 활활 타고 한잔 마시면 술이 몸 어디를 지나고 있는지 느껴지는 것 같다. 많은 양의 음식과 독한 술을 먹다보니 중국 출장 갈때는 소화제는 필수로 챙겨간다. 

 

중국에서는 한국과 유사하게 1대 1로 술을 권하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한국과 조금 다르게 술을 권하는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술을 권하고 싶은 사람에게 가서 각자의 잔으로 원샷을 한다. 출장을 가면 손님이다 보니 여러 사람들이 나에게 와서 술을 권하기 때문에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중국의 문화는 꽌시(關系)라고 표현되는 관계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국 문화의 영향이고, 뭘 해도 크게 가는 대륙의 기질 같은 것도 보여지는 것 같다. 

 

 

술의 종류

한국 중국 등에서는 소주, 바이주, 막걸리, 사케 등과 같이 여러명이 함께 마실 수 있는 술들이 발전했고 반면에 미국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칵테일처럼 각자 한잔씩 주문해서 마실 수 있는 술들이 발전한 이유는 이런 문화 차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어디를 가나 와인을 마실 때는 큰 차이가 없는데 아무래도 병을 시켜서 향을 음미하면서 마시는 와인 마시는 법이 잘 알려져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중국에서 와인을 계속 원샷하는 자리도 경험했음 ㅋㅋ) 

 

 

마치며 

술은 사람들을 친해지게 만들고 안될 일을 되게 만들고 마음을 열게도 해주는 좋은 수단이다. 물론 무리하거나 오버하지 않고 건강 해치지 않고 적당히 즐기면서 마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너무나 사실인 글로벌한 비지니스 세상에서는 글로벌하게 술을 마셔야하는 일을 접한다. 다른 나라에서 술자리를 가진다면 그 나라의 술문화를 알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면 쉽게 상대방의 호감을 얻을 수 있다. 반면에 다른 나라 사람들과 우리나라에서 술을 마신다면 우리의 술문화를 올바르게 알려주는 것 역시 좋은 관계를 시작할 수 있는 재미있는 대화거리가 되어준다. (싸이가 참이슬과 만든 싸이슬쇼 동영상을 활용하면 더욱 즐거울 것이니 참고)

 

 

* 사진과 내용 전체를 복사해서 글을 퍼가지 말아주십시오. 제 글로 링크를 거는 형식으로 퍼가는 것은 대환영입니다.